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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스토리

[나홀로 스페인여행 ] 그라나다 여행기

by 말풍션 2019.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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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스페인 여행 시리즈 6번째 시간으로 그라나다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곡의 기타 선율이 맴도는 아련한 스페인의 도시, 그라나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하는 공감여행! 그라나다로 떠나보실까요?

[나홀로 스페인여행 ] 그라나다 여행기


스페인 역사의 중심, 안달루시아

진정한 스페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자, 이슬람 문명의 흔적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내려왔다. 스페인에 있어 1492년은 매우 역사적인 해이다. 오랜 이슬람 왕조를 물리치고 스페인을 하나로 통일시켰을 뿐 아니라, 이사벨 여왕의 후원을 받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스페인의 무적함대 시대가 도래되기까지 스페인은 물론 세계사적으로 커다란 전환점이 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안달루시아 지방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순간의 가장 핵심적인 지역이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그라나다

바르셀로나 여행을 마치고, 부엘링 항공을 타고 1시간가량을 날아 도착한 곳은 스페인이 되찾은 마지막 옛 땅, 이슬람 왕조의 마지막 수도이자 무엇보다 이슬람 예술의 상징인 알함브라 궁전이 있는 ‘그라나다’이다. 그라나다는 ‘석류’라는 뜻의 스페인어다.
800여 년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던 그라나다는 당시 가장 번성한 이슬람 도시였다. 1492년 이사벨과 페르난도에 의한 국토 회복 운동으로 함락당하면서 이슬람 최후의 왕조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후 도시의 화려했던 시절은 끝이 나지만, 그라나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현지인들의 무슬림 왕조에 대한 믿음과 노력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덕분에 잘 보존해 둔 알함브라 궁전과 곳곳의 이슬람 유적을 현 시대에도 우리는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사벨 여왕의 영혼 안치, 대성당과 왕실예배당

첫 번째로 방문했던 곳이 바로 대성당과 왕실 예배당이다. 이곳은 스페인에 있어 상당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곳이다. 바로, 대성당과 함께 있는 왕실 예배당에 스페인의 화려했던 무적함대 시대를 이끌었던 이사벨 여왕과 그의 남편인 페르난도 공이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름, 이사벨 여왕! 그녀는 곧 스페인의 역사였다.

 

이슬람 지배에서 벗어나 스페인을 하나로 통일 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그녀는 국토회복운동 후 그녀가 사랑했던 그라나다에 묻히기를 원해 1504년부터 이 예배당을 짓기 시작했다. 결국엔 완성도 보지 못한 채 5년 후인 1521년에 이곳에 유해가 안치된다. 르네상스풍의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건축양식이 특징이며, 역대 로마 교황이 헌사한 성인의 유골이 보전되어 있다고 한다. 천하를 호령했던 그녀가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에 묻혀 있다고 하니, 그 느낌이 정말 남달랐다.

대성당은 원래 모스크가 있던 자리에 세운 성당으로 180년 동안 공사를 했지만, 탑 부분은 아직도 미완성이라고 한다. 지난 톨레도 편에서 소개해 드렸던 톨레도 대성당의 고딕 양식을 본떠 짓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후에는 르네상스, 무데하르 양식 등이 뒤섞이며 묘한 형태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내부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스테인드글라스와 황금으로 장식된 예배당이 그 화려함을 자랑한다고 한다.

대성당 주변의 유명한 거리들과 광장이 있다. 먼저, 그란 비아는 왕실 예배당과 연결된 좁은 골목길인데, 집시들이 ‘사랑을 부르는 나뭇가지’라며 강매를 하니 조심하시길 바란다. 그란 비아 근처에 있는 알카이세리아와 칼데레리아 누에바 거리에서는 아랍 거리로 이슬람 시절에 비단을 거래했던 장소로 다양한 관광기념품들을 살 수 있다. 화려한 물 담배들도 구경거리다.

구시가의 랜드마크 비브 람블라 광장에서는 100년 전통의 추로스 전문점에서 갓 튀겨낸 추로스를 초콜릿에 찍어 먹어 보자. 그동안 먹어봤던 추로스와는 모양새부터 맛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꼭 한 번은 경험해 보길 바란다^^


집시들의 거주지, 사크로몬테

신시가에 있는 대성당과 그 주변의 거리들을 돌아본 뒤 누에바 광장에서 택시를 타고 집시들의 거주지인 사크로몬테로 간다. 이곳은 그라나다를 되찾을 때 집시들이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하여 정착하는 것은 승인받은 곳이다. 집시들은 언덕에 구멍을 파서 동굴집(쿠에바Cueva)를 만들어 살았다고 하는데, 이곳으로 가면 지금도 동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사크로몬테를 찾는 이유 중에 하나는 집시들의 동굴집뿐 아니라,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이곳으로 오른다.

그라나다의 가장 유서 깊은 곳, 알바이신 지구

알함브라 궁전의 바로 맞은편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 알바이신 지구는 그라나다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미로처럼 얽힌 좁은 길을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화분과 벽에 그라나다 도자기 장식을 해 놓은 것이 매우 이색적이다.

이곳을 찾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곳의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알함브라 궁전이 정말 환상적이기 때문이다. 밤에 이곳까지 버스를 타고 올라와서 야경을 보고 천천히 걸어내려가는 코스를 선택하기도 한다. 나도, 낮의 알함브라 궁전과 밤의 궁전을 모두 보기 위해 2번을 찾았다. 낮과 밤으로 변하는 알함브라의 신비로운 매력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라나다의 상징, 알함브라 궁전

드디어, 유럽에 현존하는 이슬람 건축물 중에 가장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알함브라 궁전>에 도착했다. 알함브라는 ‘붉은 성’이라는 뜻의 아랍어라고 한다. 1238년 마지막 이슬람 왕조인 나스르왕조 때부터 증축을 시작해 14세기에 지금의 모습으로 완공되었으며, 그 후 몇 차례의 전쟁을 겪으며 황폐해지고 부랑자들의 소굴이 되기도 했으나, 19세기 미국 작가이자 외교관이었던 워싱턴 어빙이 지은 ‘알함브라 이야기’라는 책이 히트를 치고, 19세기 후반의 스페인 작곡가 <프란시스코 타레가>의 기타 연주곡이 유명해지면서 스페인 최고의 관광지로 주목받게 되었다.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지속적인 복원 및 관리를 하고 있다. 전 세계인들이 알함브라를 보기 위해 스페인을 찾을 정도로 그라나다 최고의 명소 알함브라를 만나보자!

1. 카를로스 5세 궁전

알함브라 궁전 정문을 통과하여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바로 카를로스 5세 궁전이다. 스페인의 국왕 카를로스 5세가 알함브라 궁전으로 신혼여행을 왔다가 건설을 결심했던 곳이다. 이슬람 궁전 한가운데 가톨릭의 위대함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한다. 정사각형인 건물 외관과는 달리 내부에는 원형 중정을 배치한 특이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원래는 이곳에서 투우를 즐겼다고 하는데, 지금은 매년 여름 그라나다 국제 음악제가 열린다고 한다. 1,2층에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다.

2. 나스르 궁전

(1) 메수아르 궁

알함브라의 핵심인 나스르 궁전은 7개의 궁전에서 3곳만 남아있다고 한다. 궁전의 진가는 궁 안으로 들어서야만 알 수 있는데, 그 세공의 디테일함이 상상을 초월하여 환상적인 실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타일 장식은 전형적인 이슬람 양식으로 기하학적인 무늬와 여러 색깔로 장식되어 있으며, 각각의 색은 이슬람 역사에서 강력한 힘을 가졌던 마호메트의 왕족을 표현한다고 한다.

우상 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 때문에 그림보다 글자 장식이 발달해 있는데, 코란에서 인용한 종교적 구절을 아랍어로 승화해 새겨 넣었다고 한다. 특히 ‘오직 알라만이 영원하다’라는 문구만도 9,000번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 실로 어마어마하다

(2)코마레스 궁

알함브라의 왕을 만나러 가기 전에 통과하는 문으로 들어가면 궁전의 핵심인 코마레스 궁이 나온다.

그라나다의 전형적인 정원 아라야네스 안뜰과 옛 성채인 코마레스의 탑은 우리의 시선을 완벽하게 빼앗아 버린다. 파란 연못과 연못에 비친 코마레스의 탑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알함브란 궁전의 하이라이트인 이 코마레스 궁에서 한참을 머물렀던 것 같다. 사막의 민족이 만든 물의 예술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곳 이사벨 여왕의 집무실에서 콜럼버스와의 항해 출항 계약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쏟아질 듯한 천정의 별빛과도 같은 디테일 역시 기하학적 문양과 글자로 조합되어 있으며, 마치 레이스같이 정교한 장식을 볼 수 있다.

(3)라이온궁

코마레스 궁을 나와 걷다 보면 라이온 궁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은 왕족의 개인 공간으로 왕의 궁녀들이 생활했던 곳이라고 한다.

사자의 정원에 있는 저 사자 분수는 물시계 역할을 했는데, 과거에 1시에는 1마리, 2시에는 2마리 사자 입에서 저절로 물이 나왔다고 한다. 지금은 사자 조각이 모두 복제품으로 12마리 사자의 입에서 모두 나오고 있다. 진짜 사자상은 알함브라 궁전 입구에서 보았던 카를로스 5세 궁전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사자의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3개의 방이 있는데, 그중에 궁전 안에서 가장 섬세하고 아름다운 라이온 궁의 두 자매의 방을 감상할 수 있다. 아름다운 종유석 장식이 돋보이는 이 방은 왕비가 살던 방으로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천장이 유명하다. 고개를 들어 한참을 바라본 천장은 마치 아름다운 레이스 천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아벤세라헤스의 방은 별 모양의 천장에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의 빛이 매우 신비롭고 환상적인 방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방의 모습과는 달리 이 방은 36명의 남자들이 참수당한 사연이 있는 곳이다. 전설에 의하면, 왕비가 아벤세라헤스 가문의 남자와 사랑에 빠져 연애를 하다가 왕에게 발각되고 이에 화가 난 왕이 이 가문의 훌륭한 남자들을 참수했다고 한다.

궁을 둘러 보고 나갈 즈음에 만나게 되는 알바이신 지구, 바로 알함브라를 마주 보는 옛 아랍인들의 거주지이다. 하얀 벽의 집들이 오밀조밀 이쁘게 모여있는 알바이신 지구를 감상하며 이슬람의 정취를 마음껏 느껴본다.


알카사바

알카 사바는 기독교 국가의 공격을 막기 위해 아랍의 군사기술이 결집된 궁을 지키는 요새로 9세기에 축성되어 알함브라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 지금은 많이 파괴되어 있지만, 원래는 24개의 망루를 가진 매우 견고한 성이었다고 한다. 내부에는 알함브라의 군인들이 살던 집터와 운동장 등이 있는데, 몇백 년 전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다. 알함브라 내에서 가장 높은 망루인 알카사바의 벨라의 탑에 오르면 알바이신뿐 아니라 그라나다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그라나다를 여행하면서 이때가 가장 평온했던 순간인 듯하다. 탁 트인 시야와 시원하게 뻗은 평야도 찬찬하게 부는 바람도 그렇게 나를 차분하게 만들어 주기 충분했지만, 내가 그렇게도 그리워했고 궁금했고 느껴보고 싶어 했던 알함브라에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내겐 큰 기쁨이었나 보다.

알함브라의 정원인 헤네랄리페로넘어왔다. 이곳은 14세기에 세워진 나스르 왕조의 여름 별장이다. 왕들이 더위를 피해서 휴식을 취하던 곳이다. 태양의 언덕에 위치해 있으며, ‘물의 궁전’, ‘물의 정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눈 녹은 물을 이용해 다양한 분수와 물줄기로 장식된 곳이다.

위에 보이는 큰 나무에는 왕비가 어느 귀족과 저 나무 아래서 사랑에 빠진 것을 보고 화가 나서 저 나무를 죽였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만큼 알함브라의 이 정원에서 누구나 사랑을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곳임을 보여준다.


그라나다 동굴 플라멩코

지금부터 그라나다의 플라멩코를 만나보자! 우선, ‘플라멩코’라고 하는 것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의 전통적인 민요와 향토 무용 그리고 기타 반주 세 가지가 일체가 되어 형성하는 민족 예술이라고 한다. 흔히들 집시들의 방랑 문화가 만들어낸 예술이라고 하여 집시들의 애달픈 삶의 애환과 고독감을 노래하고 있다. 수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카톨릭, 유대 문화가 융화되면서 고유의 음악으로 변화되어 왔다고 한다.

플라멩코의 노래는 듣는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여부에 따라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공연을 보고 있으면 정말 그들의 개성적인 민족의 기백, 풍부한 감정들이 힘차게 표현되는 듯했다.

그라나다의 플라멩코는 매우 소박하고 투박하다. 특히 집시들이 거주했던 좁은 동굴집(쿠에바)를 재현한 곳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우아하고 화려했던 세비야 플라멩코보다 그라나다가 훨씬 짠하게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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