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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몰래 새는 전기의 뒷덜미 잡는 팁, 알려드립니다!
소비전력 계산으로 알아보는 우리집 전기요금 ‘범인’은?
지난여름의 여파로 온 국민에게는 누진세 트라우마가 생겼다. 에어컨을 틀면 몸은 편해지는 데 마음은 점점 불편해진다. ‘이러다 요금 폭탄 맞는 거 아냐?’ 겁부터 덜컥 났다. 사계절 중 전기 요금이 가장 많이 나오는 기간은 단연 여름과 겨울. 누진제 개편안이 등장했다지만, 존재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한 여름에 느꼈던 불안감은 반복될 듯하다. 자고로 예로부터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누진제를 없앨 수 없다면 집안 곳곳에서 쓸데없이 새나가는 전기들을 잡아내는 수밖에……. 오늘 이 시간에는 소비전력 계산법부터 집안에 숨어있던 전기세 도둑에 대해 함께 알아본다.
■ 수포자도 따라하는 소비전력 계산
▲영화 쇼퍼홀릭의 한 장면.
▶ 소비전력, 왜 알아야 하는데?
흔히 직장인들은 ‘월급이 통장을 스쳤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는 한다. “저는 정말 쓴 게 없어요. 지르고 싶던 신발도 참았는걸요.” 항변해도 소용없다. 돈은 원래 자잘한 곳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니까. 누군가 무단 인출 해간 것이 틀림없다면서 금액을 맞춰보면, 허탈하게도 그 돈 내가 다 쓴 게 맞다. 우리는 이런 비 계획적인 소비를 끊어내기 위해, 그러니까 보다 합리적으로 돈을 쓰기 위해 가계부를 쓴다. 가계부를 쓰면 지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신중한 구매를 할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한 달 예산을 정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말도 안 되는 목표를 정할 필요는 없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불필요했던 부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시중에는 소비전력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앱이 있다. / 출처=에너톡
전기 역시 돈과 마찬가지다. 계획 없이 사용하다 보면 큰돈이 나가기 마련이다. 요금 폭탄을 맞는 주된 이유는 에어컨을 켜놓고 여행을 떠나는 엄청난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사소한 습관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기도 그 나름의 가계부를 작성해야 한다. 한 달 목표치를 정해야 ‘아낀다’의 기준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 그런데 이 목표치를 정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전기 사용량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 달 평균 사용량은 얼마인지, 절대 줄일 수 없는 부분을 제외하고 아낄 수 있는 부분은 어느 정도 되는 지 말이다.
▶ 기본 공식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본격적인 소비전력 계산에 앞서 전력량의 단위를 복습해보자. 전력량의 단위는 와트(W) 또는 킬로와트(kW)로 표현한다. 흔히 가전 옆에 적혀 있는데, 1,000W=1kW다. 여기까지는 물건이 지닌 단순 소비전력일 뿐이다. 사실 이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 사용량 즉 ‘시간’의 개념이 들어가면 와트(W)와 킬로와트(kW)는 각각 와트시(Wh)와 킬로와트시(kWh)로 변한다. 뒤에 h만 붙이면 되니 쉽게 생각하자. 오늘 우리가 사용할 주된 단위는 바로 이 h가 뒤에 붙은 후자다.
자, 이제 실전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가 알고 싶은 건 ‘월간 예상 전기요금’이다. 학창시절 수학 문제를 잘 풀기 위해선 공식을 외워야 하듯,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간단한 공식 하나만 알아두고 가보자.
[ 월간 전기 사용량 계산법: 소비전력(W) × 하루이용시간(h) × 30일 = ~ Wh ]
그럼 여기서 문제 하나. 소비전력 304W인 제습기를 하루 2시간씩 30일을 사용했다면 전기 사용량은 얼마일까?
정답▶20,400W=20.4kWh다.
▶ 아날로그 방식
하지만 집안을 둘러보면 수없이 많은 가전이 자리하고 있다. 위의 공식대로 각각의 가전 소비전력을 계산하고 그것을 모두 더하자니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실시간 전기 사용량을 알고 싶다면 고지서와 전력량계를 살펴볼 것. 그 흔한 앱 한 번 안 깔고 단번에 알 수 있으니 말이다.
▲고지서 예시/자료=한국전력공사
일단 고지서에 다른 부분은 다 필요 없고, ‘전월지침’과 ‘당월지침’에만 집중해보자. 이는 지금까지의 누적 사용량을 뜻하는데, 당월지침에서 전월지침을 빼면 당월사용량이 나온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 지금은 12월, 예를 들어 12월 당월지침이 1,082고 11월 전월지침이 823이면 이를 뺀 숫자인 259kWh가 한 달 사용량인 것이다.
[ 월간 전기 사용량 계산법: 당월지침 – 전월지침 = 당월 사용량 ]
이를 활용해 다음 달 1월 전기세도 미리 추측해 보자. 애석하게도 귀찮음을 무릅쓰고 1분 정도만 시간을 내 집 밖의 전력량계를 확인해야 한다. 전령량계 숫자가 1,482을 가리킨다면, 이 숫자에서 전월지침 그러니까 12월 전력량 1,082를 빼면 된다. 대략 1월 예상 사용량은 400kWh가 나오는 셈이다. 만일 계량기 지침 숫자가 두 자리 숫자라면, 다른 항목 어딘가에 ‘계량기 배수’가 있을 것이다. 이 숫자를 곱해줘야 한다. 예컨대 당월지침이 60이고, 계량기 배수가 40이면 2,400이 실제 당월지침이다.
▶ 디지털 방식
‘헐 뭐라는 거야. 복잡해, 복잡해~’ 스크롤을 내렸어도 충분히 이해한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사서 고생할 필요는 없다. 우리 대신 다음 달 예상 사용량을 계산해줄 친절한 사이트가 있으니 말이다. 바로 한국전력공사에서 제공하는 ‘전기요금 계산기’가 그것이다.
먼저 ‘전기요금계산기 바로가기’란 빨간 버튼을 누른다.
이후 계약종별선택에서 주택용 저압인지 고압인지 선택한다. 가구 수와 복지할인대상자 여부를 체크하고 사용량을 입력하면 총금액이 나온다.
한국전력공사 전기요금계산기 링크연결 ☞ 바로가기
■ 우리 집의 전기제품 소비전력은?
총 전기 사용량을 구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정확히 어떤 가전을 어떻게 아껴 사용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일이 가전 종류별 소비전력을 알아보고 계산하자니 벌써 포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이럴 때 방문하면 유용한 사이트가 있으니 말이다.
1. 한국전력공사 – 전기요금체험관
한국전력공사가 운영하는 ‘전기요금체험관’에 접속하면 전기요금 체험과 우리집 전기요금 계산 총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져 있다.
먼저 전기요금 체험으로 들어가면 가전 종류가 공간별로 친절하게 구분된 걸 확인할 수 있다. 거실, 안방, 주방, 작은방, 다용도실, 욕실 중에서 원하는 걸 선택하면 된다.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맨 위에 있는 거실을 한 번 클릭해보자. 그럼 거실에 주로 사용하는 TV, 에어컨, 공기청정기, 오디오, 비디오&DVD 플레이어, 선풍기, 형광등 등의 가전 종류가 나온다. 세부 제품을 누르면 소비전력, 일일사용시간, 전력소비량 안내, 월간전력사용량 등의 정보를 나타낸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하이라이트는 ‘우리집 전기요금 계산’이다. 왼쪽에 가전제품 목록이 있는데 집에 존재하는 가전에 체크표시 하면 된다. 시스템에서 평균 소비전력을 자동 입력해주는데 원한다면 수정도 가능하다. 이후 수량, 사용시간, 사용주기 등을 입력하면 끝. 오른쪽 아래에 자리한 전기요금내역 상세 버튼을 누르면 기본요금과 사용량 요금에다가 전력산업기반기금, 부가가치세를 더한 총 금액을 알려준다.
한국전력공사 전기요금체험관 링크연결 ☞ 바로가기
2. 한국에너지공단 – 효율바다
그런가하면 한국에너지공단이 운영하는 ‘효율바다’란 사이트도 무척이나 유용하다. 이 사이트는 아예 제조사와 상세모델 선택이 가능하다. 제품 종류와 가정의 월평균 전력 사용량, 제조사, 모델명, 수량, 사용주기, 사용시간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전기요금을 알려준다. 대략적인 소비전력이 아니라 세부 모델별 소비전력을 알려줘 정확도가 높다.
▲비교를 원하는 제품에 체크하고(왼쪽) 버튼을 누르면, 분석 창(오른쪽)이 뜬다.
또 다른 장점은 각기 다른 제품의 효율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제품을 바꿀 계획이 있거나, 구매 전 미리 조사해보고 싶을 때 무척이나 유용하다. 비교하고자 하는 제품을 선택한 뒤 ‘선택효율비교’ 버튼을 누르면 표로 정리한 정보를 제공한다. 다중 선택이 가능하다.
효율바다 링크연결☞ 바로가기
■ 우리 집 전기세 야금야금 먹는 범인은?
▶ 대기전력 많이 먹는 제품 BEST 5
전기세 때문에 스트레스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집안을 둘러싼 많고 많은 가전 중에 어떤 제품이 주범인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그런 궁금증을 일부분 해결해줄 수 있는 자료가 있다. 지난 2012년 한국전기연구원에서는 의미 있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바로 ‘2011년 전국 대기전력 실측 조사’ 보고서가 바로 그것. 무슨 5년 전 조사 자료를 가져오느냐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나마 이게 가장 최근 자료다. 한국전기연구원에서 2003년 처음으로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대기전력을 측정했고,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1년 다시 실측 조사에 나섰다. 이후 진행한 바가 없으므로 현재까지는 국내 대기전력 관련 통계 중 가장 핵심적인 자료다.
대기전력이란 전원을 끈 상태에서 전기제품이 소비하는 전력을 뜻한다. 가전기기를 사용하는 상태가 아니어서 전기 소모량을 사용자가 인식하기 더 어렵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전력이 높은 가전은 다음과 같다.
#1위 – 셋톱박스
TV와 비교할 때 셋톱박스가 전력을 잡아먹는 양이 10배나 높다는 사실은 사뭇 충격적이다. 대기전력 12.3W로 달갑지 않은 1위를 차지했다. 셋톱박스는 디지털화된 압축 신호를 화면으로 변환하는 역할과 일반 TV에 연결해 인터넷을 접속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비다. 아마 많은 가정에서는 프로그램을 시청한 다음 TV 전원만 끄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다. 번거롭긴 하지만 셋톱박스의 전원을 꺼두면 전기 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2위 – 인터넷 모뎀
가구 형태와 생활패턴의 변화로 TV 없는 집은 있어도, 인터넷 모뎀 없는 집은 드물다. 순위에서 빠졌으면 참 좋았을 텐데, 대기전력 6.0W로 2위에 올랐다. 워낙 얌전하게 켜있던 녀석이라 왠지 모를 배신감마저 든다. 그러나 아무리 전기세를 아끼는 게 중요하더라도 인터넷 없이는 못 사는 현대인에게 이 모뎀을 끈다는 건 무리인 듯하다.
#공동 3위 – 스탠드 에어컨
거대한 풍채를 고려하면 이 정도면 선방했다는 생각이다. 상당수의 사람이 1위를 예상했지만, 대기전력 5.8W로 공동 3위에 머물렀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르는 지난여름 에어컨을 장시간 틀었다가 요금 폭탄을 맞은 가정이 적지 않다. 대기전력도 안심할 수 없으니 사용 후 코드는 웬만하면 뽑아두는 게 좋겠다.
#공동 3위 – 보일러
냉방기 에어컨과 함께 난방기 보일러가 대기전력 5.8W로 공동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보일러를 꺼두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감기라도 드는 날엔 손해가 막심하다. 인터넷 모뎀과 마찬가지로 이 부분을 절약하겠다는 건 명백히 득보다 실이 많아 보인다. 날이 풀리기 전까지는 섣불리 시도하지 않길 권한다.
#4위 – 오디오 스피커
놀라지 마시라. 오디오 본체도 아니고 스피커가 대기전력 5.6W로 4위에 올랐다. 오디오의 특성상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꼭 켜둘 필요가 없다. 위에서 언급된 제품군에 비해 코드를 빼둬도 상대적으로 불편함이 덜하다. 귀찮음을 이겨내고 음악을 감상한 다음에는 코드 빼기를 생활화하자.
■ 새해에는 전기를 아낄 수 있을까?
다사다난했던 2016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다나와는 누진세로 속앓이를하던 독자들의 고충을 덜기 위해 1,2편에 걸쳐 누진세 이슈를 진단하고, 전기세를 아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하나라도 더 알아보고 공부하면 숨은 혜택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특집 기사 정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누진제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길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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