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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스토리

[나홀로 스페인 여행] 세고비아를 가다

by 말풍션 2019.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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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정열의 나라, 스페인여행 시리즈를 시작할까 합니다. 오늘은 스페인 여정에서 마지막 일정이었던 세고비아 여행을 가장 먼저 소개해 드릴게요. 제나와 함께하는 공감여행, 스페인 여행 세고비아편, 지금부터 출발해 볼까요?

[나홀로 스페인 여행] 세고비아를 가다

스페인은 아시는 바와 같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륙입니다. 많은 역사적 스토리를 담고 있는 스페인의 주요 도시를 모두 돌아본다는 건 2주라는 짧은 시간으로는 정말 터무니없는 일정이었지요. 특히나 체코항공으로 프라하에서 스톱오버를 2박 3일하고 들어가는 여정이었기에 더욱 타이트한 스케줄이었답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적으로 꼭 가고 싶은 도시를 선정해서 스페인 대륙을 크게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스페인 여행 여정은 바르셀로나부터 시작을 해서 비행기를 타고 그라나다로 내려가서 세비야를 거쳐 마드리드에 도착을 합니다. 마드리드를 기점으로 톨레도와 세고비아를 방문했었는데요. 오늘은 세고비아 여행 먼저 보시죠!


스페인 여행, 세고비아를 가다!

스페인 여행 루트를 정하는 단계에서 세고비아를 꼭 넣었던 이유는 바로 2가지 때문이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로마수도교와 디즈니 <백설공주>성의 모티브가 된 알카사르를 반드시 내 눈으로 꼭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무엇보다 마드리드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근교 여행으로 전혀 부담 없는 여정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로 가는 길

세고비아는 마드리드에서 기차와 버스로 갈 수 있지만, 세고비아 버스 터미널과 구시가와의 거리가 상당히 가깝기 때문에 되도록 마드리드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1시간 남짓 마드리드 외곽의 바깥 정경을 열심히 감상하다 보니 이내 목적지에 금방 도착했다.

 

버스 터미널에서 약 10분도 채 되지 않은 거리를 구시가지를 향해 천천히 걸었다.

저 멀리 내가 그토록 기대하고 고대했던 로마수도교가 어렴풋 보이기 시작했다.

 

로마수도교

로마수도교는 기원전 1세기경에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했던 로마인들이 15km 이상 떨어져 있는 곳에서 마을로 물을 공급하려고 세웠던 엄청난 규모의 수도교이다.

 

이는 세고비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총 길이가 728m, 최고 높이는 무려 30m가 되는 2단 아치의 모양을 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오래전에 수도교를 지을 때 화강암 돌과 돌 사이를 시멘트 같은 접착제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쌓아 올렸다는 것이다. 정말 엄청난 로마인의 건축 기술이다.

 

방향에 따라 누군가 세게 내리치면 우르르 쏟아질 듯 위태로워 보이다가도, 또 한 편으로는 너무도 위협적일 만큼 당당한 웅장함에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수 천 수백 년을 조금도 흔들림 없이 그 자리 그대로 인류의 성장과 함께 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치면서 경건해지기까지 했다.

 

구시가 미로 골목

로마수도교를 감상하고 관광안내소에 들러 시내 지도와 여러 여행 정보를 얻은 후에 세고비아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알카사르로 가기 위해 구시가로 들어섰다.

 

세고비아 여행이 너무도 쉬운 이유는 모든 볼거리가 일직선상에 놓여있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쭉 직진만 하면 된다.

 

당일 일정으로 마음은 급하고 볼거리는 많은 탓에 발걸음을 빠르게 걷기 시작했지만, 이내 내 발걸음의 속도를 늦추게 하는 것은 바로 구시가의 미로 골목 때문이다.

좁디좁은 골목골목을 다 들러보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중세풍의 미로 골목은 성급했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여유를 찾게 했다.
구시가의 아름다운 광장들과 골목 여기저기 천천히 걸으며 세고비아의 여행을 만끽한다.

 

중간쯤 걸었을 때였나 보다. 세고비아 마을의 규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엄청나게 큰 대성당이 나타났다.

후기 고딕 양식의 건축물로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이 대성당은 ‘대성당의 귀부인’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이교도를 몰아내고 이곳이 기독교 국가임을 나타내기 위해서 세운 대성당이라고 한다.

빠듯한 일정에 성당 안까지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바깥에서 바라본 정교함을 자랑하는 건축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백설공주의 성, 알카사르

대성당을 지나 다시 미로 골목을 건너 백설공주의 성, 알카사르로 향한다.

카스티야 왕국의 수도였던 세고비아는 아주 자그마한 마을이다.

마을 주변이 중세 시대의 견고한 성으로 둘러 싸여져 있는데, 이 마을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바로 알카사르가 있다.

월트 디즈니의 백설공주에 나오는 성의 모델이 된 것으로도 매우 유명하다.

이곳은 주변의 넓은 벌판 위에 우뚝 솟은 궁전으로 고대 로마의 요새가 있었던 자리에 12세기 알폰소 8세가 세운 후 여러 왕들이 계속 증·개축해 나간 곳이라고 한다.

성 내부에는 왕가의 화려했던 삶을 엿볼 수 있는 여러 유물을 감상할 수 있고, 성의 탑에서 바라본 넓은 대지와 시내 풍경들은 정말 평온을 되찾게 해주는 아름다운 곳이다.

디즈니 만화 속 실제 알카사르는 동화의 그 성과 비교해 조금은 덜 이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몇 세기 전에 이만큼 아름다운 성을 지을 수 있었던 감각이라면 실로 엄청나다고 판단이 된다.

성을 둘러보며 성 자체의 세련미뿐 아니라 주변 경관이 나를 매료시켰다. 정말 누구라도 백설공주가 되고 싶은 동화 속의 성이다.


스페인 여행 시리즈를 시작하며 첫 번째로 세고비아로 첫 발을 뗀 이유는 스페인의 마지막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해준 곳이기도 하면서, 벅찬 감동으로 내 생애 두 번째로 여행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던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알카사르를 감상하고 미로 골목을 향해 다시 내려오는데, 넓게 펼쳐진 평온한 들판이 나를 포근히 감싸 주었다.

내 인생과 나의 여행. 그리고 앞으로 내 앞에 펼쳐질 모든 삶의 부분들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던 평화로운 그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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