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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남부는 가히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위도가 낮아지며 적도로 나아갈수록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일상에서 잔뜩 긴장했던 근육은 봄바람에 눈이 녹듯 사르르 풀어지고 뜨거운 바람이 코끝을 간질이면 딱딱했던 마음은 젤리처럼 말랑말랑하다. 이러니 태양을 사랑할 수 밖에. 이탈리아에서도 나는 남쪽으로 내달린다. 로마의 콜로세움과 바티칸을 뒤로하고 이탈리아남부투어 를 한다, 나만의 천국으로 말이다.
나폴리 누오보성. 가운데 개선문은 15세기 중반 스페인 아라곤 왕조가 세웠다.
1. 이탈리아남부투어, 지나칠 수 없는 나폴리
구름이 잔뜩 낀 로마의 하늘은 사라지고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환한 햇살이 트랜이탈리아 기차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의 주도인 나폴리는 남부의 관문역할을 한다. 소매 치기가 많다는 흉흉한 소문 탓에 그냥 거쳐갈까 했지만 나폴리 기차역에 내리는 순간 생각을 바꾼다. 깨끗한 역사에는 경쾌한 분주함이 가득하며 사람들의 얼굴에는 가벼운 미소가 함께 한 까닭이다. 나폴리를 둘러보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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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루치아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2. 이탈리아남부투어, 산타루치아로 가는 길
역사 앞 가르발디 광장을 지나쳐 해안을 따라 걷는다. 산타루치아 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흘러가는 나폴리의 시간에 젖는다. 휴일을 맞은 나폴리 사람들은 방조제 둑 위에 편하게 누워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다. 이따금 산타루치아 해변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더위를 달래곤 한다. 해변가로 가는 길에는 두 개의 성이 있다. 오보성과 누오보성이다. 12세기 노르만왕조가 세운 것이 오보성이고 그로부터 약 100년 뒤에 프랑스 왕조가 세운 것이 누오보성이다. 나폴리는 이탈리아 어느 지역보다 외세의 침입이 잦았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폴리 사람들은 외지인에게 친절하다.
소렌토의 프라이빗 비치. 고객들만을 위한 해변이 만들어져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들에게 좋다
3. 이탈리아남부투어, 게으름이 허락된 소렌토
나폴리를 출발한 열차는 삼등삼등 한 시간을 달려 소렌토에 도착한다. 나폴리가 도시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면 소렌토는 마을의 정취가 느껴진다. 아담한 역사와 낮은 건물이, 가로수로 늘어선 레몬나무와 야자수가 이곳이 바로 휴양지임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소렌토의 사람들마저도 그렇다. 반바지 차림의 편안한 복장으로 느릿하게 길을 걷는다.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하릴없이 오후를 보낸다. 게으름이 자연스러운 듯한 소렌토는 이탈리아 남부 여행의 베이스 캠프가 된다. 그들처럼 자연스레 입고 카페를 찾고 일광욕을 즐긴다.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하루를 보내니 복잡한 머릿속이 가벼워진다.
TIP! 소렌토의 공공해변은 규모가 작고 관리가 안되니, 규모가 크고 관리가 되는 해변을 이용하고 싶다면 프라이빗 해변을 이용하자! 무료로 제공되는 선베드는 덤! 프라이빗 해변 입장료: 12유로/1일
카프리섬을 배를 타고 한 바퀴 돌 수 있는 보트투어에 탑승한 승객들
4. 이탈리아남부투어, 어드밴처는 카프리섬에서
카프리섬은 놀이동산 같다. 소렌토에서 페리를 타고 바다를 가로질러 한 시간을 더 가면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환상의 섬 카프리에 도착한다. 배에서 내리면서 투명한 바닷물에 정신을 놓는다. 부둣가 근처임에도 기름기 하나 떠 있지 않고 맑은 까닭이다. 맑은 바다를 더 보고 싶다면 보트투어를 하면 좋다. 카프리섬을 바다쪽에서 바라보며 섬 전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바다 한 가운데에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바다 위 푸른동굴은 물 때가 맞고 날이 좋아야 들어갈 수 있다. 컴컴한 동굴 안으로 들어오는 한 줄기의 태양이 지중해 빛깔을 오묘하고 신비로운 푸른 색으로 보이게 한다.
카프리 섬의 정상으로 1인용 리프트를 타고 오른다. 하늘과 바다가 구분되지 않을 만큼 푸르다.
바다탐험을 마치면 산으로 올라가 볼 일이다. 아기자기한 미니버스를 타고 아나 카프리로 가면 1인용 리프트가 기다리고 있다. 카프리섬 정상까지 가는 데에 이 리프트를 타면 재미가 배가 된다. 카프리 섬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저 멀리 베수비오 화산과 소렌토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게다가 오롯이 혼자 즐기는 아찔함은 일인용 리프트가 주는 덤이다.
포지타노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
5. 이탈리아남부투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아말피와 포지타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빼어난 풍광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옆은 낭떠러지다. 운전하는 사람이 조금만 한눈을 팔다간 수 백 미터 아래 바다로 떨어질 듯 하다. 이 좁디 좁은 왕복2차선의 산길을 구비구비 따라가면 포지타노 마을이 나타난다. 험준한 산 비탈 중턱부터 산 아래 해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모여 산다. 알록달록한 색이 칠해진 외관과 이국적인 집 모양이 이방인 눈에는 그저 새롭고 아기자기하다.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 마음이 설렌다.
아말피의 랜드마크인 성 안드레아 성당. 해상 공화국으로 무역이 활발하던 10-11세기 아말피는 중동의 영향을 받아 성당에도 그 느낌이 살아난다.
소렌토에서 아말피와 포지타노를 가는 데에는 SITA버스를 이용한다. 포지타노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달린다. 30분 즈음 지나 도착한 곳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곳’으로 선정한 아말피다. 포지타노가 동화 속 마을 같다면 아말피에서는 삼시세끼의 만재도처럼 사람냄새가 난다. 성 안드레 대성당을 중심으로 즐비한 상점들은 여행객들이 가득하지만 그 사이사이 장을 보러 나온 아말피 주민들이 서 있다. 그 날의 저녁 차림에 올릴 식재료를 사고서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 집으로 돌아간다.
TIP! 버스의 승차권은 소렌토역사 내 매점에서 구매한다. 버스 앞의 직원에게 구매하면 얼떨결에 필요하지 않는 원데이 패스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1회권 1.8유로/ 1day pass 8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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